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몇 일’인지 아니면 ‘며칠’인지 헷갈려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몇 년(年) 몇 월(月) 몇 시(時) 모두 ‘몇 ○’ 라고 쓰기 때문입니다.
근데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며칠’이 옳은 표현입니다.
그럼 지금까지 ‘몇 일’로 사용해 왔던 분들은 어리둥절하실 겁니다. 왜 년, 월, 시 모두 앞에 몇을 붙여서 쓰는데 며칠만 ‘몇 일’로 쓰지 못하냐고 말이지요.
그래서 일단은 왜 며칠로 쓰게 되었는지에 대해 두 가지로 간추려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발음 문제
단어와 단어가 만나거나 혹은 자립할 수 있는 두 단어가 만나 한 단어가 된 경우에 우리는 각각 읽었을 때 소리를 살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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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몇 월'은'ㄷ' 발음이 살아 몇[멷]+월[월]→[며둴]로 발음됩니다.
같은 원리로
'몇 인분' [멷+인분 → 며딘분]
'몇 위' [멷+위→며뒤] 이렇게 발음됩니다.
만약 이런 논리대로라면 ‘몇 일’은 [며딜](혹은 [면닐])로 발음되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며칠]로 발음하죠.
[며딜](혹은 [면닐])로 읽히지 않기 때문에 '몇 일'일리가 없다는 것이 '며칠'이 선택된 이유입니다.
2. 우리말의 유래 (어원)
'며칠'이 우리말 '몇'과 한자어 '일(日)'의 합성어인 '몇 일'에서 유래한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사실은 우리의 옛말 '며츨'에서 온 것이며 '며칠'의 본말은 '며칟날(며츨+ㅅ+날)'이기 때문에 '며칠'은 순수한 우리말이 이어져 온 것으로 보는 게 옳다는 관점입니다.
결국 '~을'이 '일(日)'과는 관련이 없다는 것으로 '며칠'이 '몇 일'과는 뿌리가 다르다는 설명입니다.
이렇게 설명을 드렸지만 사실 지금도"아니, 이게 뭔 소리야?" 싶은 분들이 많을 겁니다. 사실 ‘며칠’에 관해 설명한다는 것은 그리 간단한 일도 아닐뿐더러, 저를 포함한 보통의 사람들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지금껏 ‘며칠’을 아주 당연시 사용을 해왔기 때문에 ‘몇 일’과 헷갈린 적은 없었고, 인터넷 상에서 생각보다 굉장히 많은 분들이 ‘몇 일’이라고 쓰는 것을 보면서 왜 이런 간단한 걸 혼동하지? 싶었습니다만,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몇 일’로 사용하는 분들의 마음도 이해가 갈 것 같습니다.
한글은 정말 위대하지만 그만큼 어렵고 복잡한 부분도 많이 있는 것 같군요.
우리의 최고의 유산인 한글을 잘 보전하기 위하여 올바른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또 그 시대와 사용자의 편의에 따라서 언어는 변해가는 것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며칠’을 ‘몇 일’로 사용하게 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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