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


이번시간에는 지붕가구부에 이어 지붕부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붕가구부에서는 지붕의 가구 즉 기와를 올릴 수 있도록 구조적인 역할을 하는 가구부의 구조적 특징을 위주로 알아봤었는데, 이번시간에는 본격적으로 기와를 올릴 수 있는 바탕을 만드는 작업과 기와를 잇는 공정을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산자의 개념

- 연목 위에 설치되며, 연목과 직교방향으로 가로지르는 형태로 시공되는 싸리나무, 대나무쪽과 같은 부재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 산자 위에는 일반적으로 알매흙(보토), 산자 아래는 앙토(치받이 흙)이 시공되는 형태입니다.

 

2) 산자의 구조

① 재료

* 산자

- 일반적으로 싸리나무, 대나무, 장작나무등을 사용하지만, 지역별로 조금씩 상이한 재료를 사용하는데, 해당지역에서 시공시 미리 알아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강원, 충북 : 장작

  *호남 : 대나무

  *제주 : 싸리나무

- 알맞은 재료가 없다면 가즈리(9X30mm의 각재)를 쓰기도 합니다.

 

산자받이재(메뚜기) 설치 단면도(필자도면)

 

* 산자새끼

- 짚을 가늘게 꼬아 사용하는 방법과 칡넝쿨을 그늘에 말려 사용하는것이 일반적입니다.

- 현장에서 알맞은 재료가 없을시 철물점에서 파는 삼줄을 꼬아 사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② 겹처마의 산자

- 산자는 일반적으로 권위있는 궁궐이나, 사찰의 주불전 외에 사람이 거주하는 민가나 거주공간등에 사용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 겹처마일때 산자는 장연상부에 설치되며, 부연상부에는 개판을 설치하는것이 일반적입니다.

 

3) 산자의 시공

 

산자 시공전 힘살 설치(필자도면)

 

※ 산자를 시공하기전 반드시 해야하는 공정 : 당골벽 바탕(힘살)을 만들어 주어야합니다. 일반적으로 현장의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입니다. 연목이 설치되고 빠르게 지붕부를 완성해야 하는 이유(주로 장마 전에 끝내기 위해서)로 바로 산자나 개판을 엮어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면 연목과 연목사이 빈부분(당골벽)을 시공하기가 매우 힘들어 집니다. 그래서 반드시 당골벽의 바탕을 만들어 주어야합니다.

- 최근 힘살 설치방법 : 도리 상부에 당골벽 고정못을 설치하여 줍니다.(15cm내외의 고정못, 도리~도리사이에 1~3개 엇갈려 박아줍니다.)

- 옛날 힘살 설치방법 : 나뭇가지(싸릿대), 와편조각 등

 

 

산자 시공순서(필자도면)

① 산자받이재(메뚜기) 설치

- 본격적으로 산자를 설치하기에 앞서, 평고대로부터 1~2자의 길이를 가진 1치X1치 각재를 깔아주는데, 이것을 산자받이재(현장용어로는 메뚜기)라고 합니다.

- 메뚜기는 앙토의 물림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앙토의 바름면이 평고대와 수평을 이루게 해주는 부재입니다.

- 메뚜기를 설치안했을시 앙토 끝이 배부르게 되어 미관적으로 보기도 안좋을 뿐만 아니라, 앙토의 균열 및 탈락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② 산자새끼 엮기(산자엮기)

- 산자새끼는 일반새끼보다 가는 새끼를 사용합니다. 볏짚이나 칡넝쿨을 주로 사용하는 경향이며, 현장조건이 여의치 않을 경우 철물점에서 파는 삼나물을 엮어 사용하기도 합니다.

( ※ 시공상 편의를 위해 나일론끈이나 비닐끈으로 엮어 나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앙토의 균열과 박락을 초래하기 때문에 절대 사용해서는 안됩니다. )

- 산자새끼 한가닥을 평고대와 종심목에 연결하고 밑에서부터 산자를 엮어 나갑니다.

- 산자의 길이는 보통 7~10자 정도로 구성되는데, 이음 위치는 반드시 연목 상부에서 해야 하며 2~3자 정도 겹치도록 해야합니다.

( 산자와 산자 사이의 간격은 15~30mm정도가 일반적이지만, 육안으로 확인했을때 알매흙이 적당히 빠져나올 수 있는 간격이 적당합니다.)

산자의 이음 및 산자의 간격(필자도면)

 

③ 알매흙(진새), 앙토 시공

 

- 앞서 약간의 간격을 두고 설치한 산자에 위에는 알매흙, 아래에는 앙토(치받이흙)을 설치합니다.

- 일반적으로 알매흙은 산자위에 까는 흙을 뜻하며, 현장에서는 진새라고 합니다.( 초가에서 알매흙을 설치할때 사용하는 용어도 진새라고 합니다.)

( 진흙과 마사토의 비율 = 3:1)

- 알매흙 현장 시공방법 : 규모가 큰 지붕, 규모가 작은 지붕(일반적)

1) 규모가 큰 지붕 : 크레인 등 기계장비를 사용하여 알매흙을 올리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2) 규모가 작은 지붕(일반적인 지붕) : 진흙을 공처럼 만들고, 표면이 질지 않게 백토를 묻혀 밑에서 위로 던져 시공합니다.

( 표면이 질면 시공성도 떨어지고, 무엇보다 기와상부가 진흙물이 들어 빠지지 않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인데, 요즘엔 시멘트가루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기까지 산자에 대하여 살펴보았는데, 간단한 부재이지만 시공전에 항시 당골의 바탕이 되는 힘살을 설치해야하는 중요한 시공공정이 있고, 시공상에도 메뚜기(산자받이재)를 설치해야하는등 생각외로 신경쓸 항목들이 많았습니다. 작은 부재라도 세심하게 옛날 한옥을 지었던 건축가들이 어떠한 생각을 하고 어떻게 마감을 처리할지를 고민했던 흔적에 대하여 먼저 생각하고 접근하여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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